하와는 선악과를 먹고 죄를 알게 되었을 때 느낀 부끄러움은 숨겨야만 하며, 아킬레스건처럼 우리에게 주어진 약점은 왜 우리의 일부로 존중되지 못하고 숨겨야 하는 것일까?
야생에서 태어난 인간은 하나씩 체계를 만들어 문명을 이루어왔다. 교육은 ‘신화’와 ‘영웅’들의 긍정적 기준점을 제시하여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본인은 성장 과정에서 ‘유교 문화의 군자 사상’과 ‘가톨릭교의 선’의 이분법적 개념을 배웠다. 이러한 역사는 인간의 본성 억제를 통해 ‘완벽성’을 추구하였고 상대적으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취약점에 대하여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였다.
완벽성을 향한 일정한 긍정적인 목적상의 추구는 ‘다른 것’을 끊임없이 동질화하거나 배제해 가는 폭력의 역사에 불과하다. 인간은 세상에 떨어져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하나의 핏덩어리의 존재이다. 태어났을 때부터 형성되어있던 가치 기준에 나를 맞추지 않고, 절대적 가치의 탈코드화를 통해 스스로 끊임없이 가치를 찾아 나서는 주체적 삶의 가능성을 연구한다. 그렇기에 일정한 기준에 의해 부정되는 취약점도 어떤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또 다른 기능을 획득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고정된 가치에 기준을 두지 않고 끊임없이 의미를 찾아 나가기에 다른 사고를 하는 ‘이방인’이라 평가될지라도 그 가치는 자신에게 의미 있을 것이다. 다양한 관점을 가진 ‘포스트모더니즘’은 취약점이 더 이상 부끄러움으로 작용되지 않으며 다양한 존재 가능성을 인정하여 모두가 자유정신을 영위하는 주체가 되는 가능성을 제시한다.